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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자

by Hustlera 2022. 5. 15.

광고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필히 매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매체에 대한 고민이라는 게 구글 애즈, GFA 등 광고 운영 툴에 대한 지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획자’에게 더 필요한 역량은 나의 잠재고객들이 어떤 방식으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밀도 있는 관찰이다.
(그다음 스텝은 관찰한 곳에 광고를 스근히 녹이는 것…)

그래서 관찰해봤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컨텐츠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

먼저 식사 자리에서, 단톡방에서 이뤄지는 스몰톡들을 살펴봤다. 요즘 유행이라는 드라마, 예능,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요약하자면 <나의 해방 일지>와 <우리들의 블루스> 등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잦은 빈도로 들려왔다. 왜왜왜왜왜왜? 를 한 오만 번쯤 생각하고 물어보다 보니 몇 가지 주요 패턴들을 발견했다.


1. TV로 콘텐츠를 보지 않는다.
주로 넷플릭스나 기타 OTT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와 예능을 소비했다. 휴대폰이나 태블릿은 물론 TV로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접속해 본인이 원하는, 알고리즘에 뜨는 컨텐츠들을 선택해서 보고 있었다. 이제 대형 방송사에서 좋은 시간대에 방송한다고 시청률을 보장해주지 않듯 본방송을 보는 모수가 10여 년 전과 비교해 확실히 줄어들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기로, 원하는 컨텐츠들을 보고 있었다.


2. 1차 매체와 2차 매체가 나뉜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 플러스, 쿠팡 플레이 등등… TV를 제외하고 콘텐츠를 조회할 수 있는 매체를 1차 매체라고 해보자. 나는 넷플릭스 첫 화면에 들어가면 너무 기운이 빠진다. 볼 게 너무 많은데 볼 게 없어서… 아니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

넷플릭스가 아무리 소개글과 썸네일을 기깔나게 만든다지만 나의 소중한 여가시간을 재미없는 영상을 보는데 소비할 수는 없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호기롭게 들어갔다가 다시 유튜브를 켠 경험이 대충만 세어봐도 주에 한두 번은 됐던 것 같다. 이렇게 1차 매체들에서는 소위 말해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1화 초반부터 정말 미친 듯이 재밌지 않은 한 그 극 중으로 몰입되기까지는 정말 어렵다.

그렇다면 2차 매체는 뭘까?
위에서 살짝 스포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컨텐츠들을 접할 수 있는,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내기 좋은 매체들이 2차 매체가 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나는 극극스마트폰 중독자라 하루에 2시간 26분 정도를 유튜브 보는 데 사용한다. (스크린타임이 알려줬다…ㅎ) 그다음은 인스타그램에 일 평균 35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다른 동료들의 스크린타임을 확인해보니 그 수만 조금 다르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사용시간이 가장 길었다.

나는 요즘 <어게인 마이 라이프>라는 드라마를 보는 중이다.
코로나에 걸려 격리 중일 당시 유튜브 화면을 쉴 새 없이 당겼다 놓고 새로운 영상들을 탐색하고 있었는데 그때 내 알고리즘에 떠버린 리뷰 유튜버의 영상을 보게 됐다.


그게 나뿐만이 아닌지 조회수도 287만 회가 됐다. 러닝타임이 29분이 넘는데도 (유튜브 영상치고는 꽤 긴 편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게 됐다. 짧게 편집된 1화부터 4화까지의 영상들을 보고 아주 단시간 내에 저 드라마에 몰입된 상태가 되어 웨이브로 넘어가 본편을 쭉 봤다. 초반 저 드라마에 몰입하기까지의 진입장벽을 완벽히 허물어버린 상태였다. (살짝 넘겨가면서 보긴 했지만) 이렇게 유튜브에 짧게 요약된 형태의 컨텐츠들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요 홍보 수단이 됐고 더 많아질 거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매체 특성상 더 짧은 형태의 요약본들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유튜브 콘텐츠, 드라마, 예능 등 장면 하나로 축약된 컨텐츠들이 탐색 탭에 흘러넘친다. 이렇게 인스타그램에서 축약된 버전으로 해당 컨텐츠에 처음 접하게 되고 그다음은 본 콘텐츠 혹은 유튜브에서 조금 더 확장된 형태의 컨텐츠를 본다.

유튜브 쇼츠도 주목해볼 만했다.
얼마 전 쇼츠 탭이 하단으로 이사를 왔고 (원래 인기 동영상 버튼으로 기억한다) 아 이제 숏폼을 키우겠다는 건가?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모바일 기준 쇼츠들을 볼 수 있는 지면의 크기가 늘어나고 나도 점점 쇼츠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캡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쇼츠 탭에서 예능, 아이돌 컨텐츠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짧은 영상의 특성상 조회수 또한 높은 편이다. 컨텐츠의 노출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광고를 운영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큰 호재로 작용한다. 전통적인 광고지면에서 사고의 폭을 넓혀 저런 곳에서 우리의 제품이, 브랜드가 좋은 이미지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월요일에 할 일이 조금 뚜렷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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