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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질,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

by Hustlera 2022. 6. 12.


헤르만 헤세 관련 도서라는데 안 살 수가 있나… 이 책을 읽던 중에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던 독서의 질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내가 기억하는 책에 대한 첫 인지는 5~6살 무렵이다.
당시에는 언니가 하는 건 다 따라 해보고 싶어 하는 흔한 막내들처럼 언니가 해리포터를 읽으면 글자도 제대로 모르면서 독서하는 행동이 멋져 보여 그냥 책을 잡고 ‘독서하는 척’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고3 초반, 좋아하던 문학 선생님의 추천으로 데미안을 읽고 책을 통해 이런 감정, 삶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구나 라는 걸 처음 느낀 뒤로 제 2의 데미안 같은 책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책을 가까이 하며 살고있다. 물론 다섯 살 때 언니를 따라하며 멋져보이고 싶어하던 나처럼 지적 허영심이나 의무감으로 책을 읽기도 한다. 괴테를 읽고 프로이트를 읽으면 괜히 내가 좀 지성인 같이 보이기도 하고 사피엔스와 총균쇠를 읽으면 트렌트에 맞춰가고 있다는 묘한 안정감도 들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데미안 처럼 내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책을 만나고 싶다는 욕망, 똑똑해지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활자 매체에 대한 권위

우리는 책을 비롯한 활자 매체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책을 기반으로 초-중-고 최소 12년을 교육받는다. 활자 매체는 지성인들의 전유물인 동시에 옳은것, 가르침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스근하게 녹아져 있다. 뉴스 또한 예전에 비해 권위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신뢰한다. 일반인들이 팩트체크를 할 때 가장 신뢰하는 매체가 바로 뉴스인 것 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활자 매체에 대한 권위를 만들어주고있다. 하지만, 이 권위를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이 생겼다. 언론사는 돈을 받고 기사를 올려주고 독립출판사가 생기면서 내용의 질은 떨어지고 마케팅 홍보에만 열과성을 다하는 사람들과 기업도 생겼다. 따라서 우리는 좀더 명확한 목표를 생각하며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 목적 세우기

주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과 소설을 읽는다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희거리로서의 책의 기능만을 바라고 읽는다는 건데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책을 읽는데 최소 4시간 정도는 온전히 집중해야 하는데 (분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너무 시간 낭비가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차라리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라고 권하고싶다. 목적에 어느정도 부합하긴 하지만 책을 대체할 매체가 너무나도 많다. 같은 소설을 읽는다하더라도 현실에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인생을 바꿀만한 통찰을 배울 수도 있다. 우리는 도피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 우리를 더 단단하게 묶어둘 수단으로써 책을 읽어야 한다.


맞지 않는 책을 만났을 때

아무리 좋은 태도로 독서를 시작한다고 해도 모든 고전들, 좋다고 하는 책들이 나와 맞을 수는 없다. 이 책에서도 헤세는 강한 어조로 주장하는 글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쓸데 없는 피해자들이 묘사되는 책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또한 터부시되는 것들을 다룬 책들, 번역이 뒤죽박죽에 오탈자가 하나라도 있는 책들이 불편하다. 또 아직 내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은 끈질기게 잡고 있기 어려운 성격을 타고 났다. 그럴 때 헤세는 그냥 내버려 두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라고 조언한다. 내가 그 책을 이해 못한다고 해서 크게 잃을 것도 없고 세상에 좋은 책은 많으니 집착할 필요는 전혀 없다.